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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합니다 _경북신문 칼럼 본문
불쑥 독감처럼 걸려버린 중년
당신은 침대에서 나는 소파에서
서로의 밤을 돌아눕다가도
아이가 달력에 그려놓은 동그란 날짜에
케이크를 얹고 초를 꽂으면
다시 가족이 되는 나이
세어보니 나는 반쯤 소모된 사람
세상을 얼마나 들이받았는지
머리에 색이 반쯤 바랜 사람
익숙한 얼굴들 소복하게 모여
성냥을 긋고 오래된 노래를 부른다
생일 축하 합니다
화염이 녹인 초의 온 생애는 울음뿐이어서
불꽃에 가려 보이지 않던 눈물이
가녀린 생의 언저리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마르지 않고 굳어가는 슬픔이었다
모아 온 내 나이의 가장자리에도 촛농 같은 날들이 있어
(중략)
손뼉을 치며 부르는 슬픈기쁜 노래
중년 축하 합니다
-권상진, `생일 축하 합니다`
권상진은 경주에서 시를 쓰는 젊은 시인이다. 전태일 문학상을 받고, 첫 시집 `눈물이후`를 낸 후 최근에 이색적인 참신한 합동 시집 `시골 시인 k`를 냈다.
시인은 산문에서 "별이 된 시인들은 시인이전에 인간이 되어야한다""시인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시로 말하면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렇다 시인이전에 시인도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그 말, 가슴에 온다.
시속의 화자는 시인의 중년, 생일 날, 가족들의 오붓한 `생일 축하`를 받는다중년이란 과연 어떤 나이인가? 산전수전 다 겪은, 고뇌하면서, 방황 하면서, 상처를 입으면서 걸어 온 나그네의 삶이 아니었을까? 공자는 "인생 사십이면 불혹"이라 했던가?
"불쑥 독감처럼 걸려버린 중년" "세어보니 반쯤 소모된 사람" "세상을 얼마나 들이 받았는지/머리에 색이 반쯤 바랜 사람" "화염에 녹인 초의 온 생애는 울음뿐" "내 나이의 가장자리에도 촛농 같은 날들이 있어"라고 시인은 `중년`의 삶을 눈물과 연민의 슬픈 눈으로 묘사 한다.
권상진의 시에는 유독 `슬픔`의 이미지들이 많이 등장 한다. 그것은 삶을 `슬픈기쁜 노래`로 인식하는 시인의 독특한 시각 때문 일 것이다.
"화염에 녹인 초의 온 생애는 울음뿐이어서/ 불꽃에 가려 보이지 않던 눈물이/ 가녀린 생의 언저리에 덕지덕지 붙어 있다" 생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시구다.
권상진 시인, 비록 초의 생애는 불꽃에 가려 보이지 않는 눈물도 가끔 흘리지만, 그 삶은 따뜻한 이웃과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내일의 빛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신의 멋지고 정갈한 중년의 삶, 진심으로 "중년 축하합니다!"
시인, 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 입력 2021/06/0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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