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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나무 날개 본문
나무날개
권 상 진
다리가 없는 그는 겨드랑이에 나무날개를 끼운다
무너진 자세를 고치며 목발로 나서는 밤길
설화는 달밤에 시작된다
외딴집 마당에 새도 사람도 아닌 것이 어른거리던 날
마을에는 인면조를 보았다는 소문이 돌았고
소문의 꼬리는 그 집 가까운 골목에서 끝이 났다
밤마다 그 집 마당에는 달빛을 등진 검은 그림자가
앙상한 날개뼈를 한껏 움츠렸다
공중에 걸음을 놓아보지만 번번이 곤두박질쳤다
어쩌다 외발이 날개를 앞지를 때에는
새 그림자에서 몸을 빼려는 사람 그림자가
빈 다리에 걸려 넘어지곤 했다
푸드덕, 허공을 짚는 날개 소리에
달빛이 담장 가로 쓸려 나갔다
사람을 놓아야 새가 될 수 있었다
구겨진 깃을 털고 날개를 가지런히 모으면
새의 울음을 울 수 있었다
빼곡히 찍힌 발자국마다 별빛이 박혔다
별들 사이로 검은 사람이 절룩이며 사라지고
나무날개를 짚은 새 하나 마당에서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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