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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아는 사람 본문
아는 사람
매일 같은 시간 학교 앞 횡단보도에 울리는
‘소녀의 기도’ 음계를 디디며 총총히 사라지던 아이
작은 키 때문에 문고리에 손이 닿지 않아
아직 세상을 열어보지 못한 아이는
겹겹이 동화책을 쌓고서야 한 뼘씩 키가 자란다
그때마다 지평선은 한 발치씩 넓어지고
담 너머 사람들 하나둘 낯이 익다
어느 날 소녀가 사라졌다
누군가는 흰 토끼를 따라나섰다 하고
누군가는 험한 세상에 한숨을 게워낸다
소녀가 빠진 학교 종소리가 기도처럼 엄숙하다
눈을 뜨니 어른이었다, 남자였다, 네 발이었다
아는 사람이었다
앨리스는 없었다 도도나 트위들 형제도 없었다
남자는 아이의 몸에 벼린 바늘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문신을 그려 넣었다
바늘의 끝은 소녀의 영혼까지 닿아 있다
영혼에 새겨진 암흑색의 타투, 슬픈 은유
그날을 말하지 않는 것은 어른들의 불문율
백야의 밤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다만
해가 지지 않는 것은 소녀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