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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다시 거리에서 본문
20년도 더 지나 다시 거리에 섰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 때는 맨 앞에 섰지만, 지금은 대오의 중간에 서있다는 것.
불의와 불평등과 불안의 시대에,
그 많은 불만들을 그저 가슴에 품으며 참고 살던 사람들이,
왠만해선 자신의 불편 쯤이야 감수하면서 인내하던 사람들이,
찬찬히 살펴보면 온화한 표정을 지닌 사람들이,
스스로 거리로 뚜벅뚜벅 걸어나와 들고 선 촛불.
나는 그것을 분노의 숫자로 읽기 보다 슬픔의 숫자로 읽는다.
이제 집에는 더이상 둘 곳이 없어 하나둘 거리로 나선
슬픔의 숫자가 수백, 수천, 수만, 수십만으로 늘어나는 것을 보며
그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거리 행진이 끝나고 우리에게는 타다 남은 초가 생겼다.
다 태워 없애지 못한 슬픔들은 다시 각자의 몫이 되었다.
삭힌 슬픔보다, 남은 슬픔의 길이가 훨씬 길었다.
내가 집회를 기획했다면
그 수많은 촛불을, 그 슬픔을 다시 가져가기보다
청와대와 국회와 검찰청과 정부 청사 앞에 초를 기울이고 촛농을 눈물처럼 떨어뜨려
슬픔을 꼿꼿이 세우게 하고 싶다.
수십만 개의 촛불이 환하게 밤을 세우는 그 곳에서
군림하는 그들에게
엄숙하게 우리들의 슬픔을 제물로 바치게 하고 싶다.
국민이 우스운 나라가 아닌
진정 국민이 무서운 나라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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