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가짜시인
- 노을 쪽에서 온 사람
- 눈물 이후
- 권수진
- 북토크
- 권상진
- 이필
- 레미앙상블
- 눈물이후
- 유승영
- 도서출판득수
- 햄릿증후군
- 경주문학상
- 노을쪽에서온사람
- 언니네 책다방
- 권상진 시집
- 권상진시인
- 최미경 시인
- 걷는사람
- 서형국
- 수북책방
- 석민재
- 시골시인K
- 권상진 #저녁의 위로 #검은 사람 #발아래 어느 상가 #장수철 시인 #시와문화
- 권상진 시인
- 리스트컷증후군
- 들은 이야기
- 웹진 시인광장
- 접는다는 것
- 밑장
- Today
- Total
하루하루
다시 남자를 위하여 / 문정희 본문
다시 남자를 위하여
문 정 희
요새는 왜 사나이를 만나기가 힘들지
싱싱하게 몸 부림치는
가물치 처럼 온 몸을 던져오는
거대한 파도를.......
몰래숨어 헤치우는
누우렇고 나약한 잡것들뿐
눈에 뛸까 어슬렁 거리는 잡종들뿐
눈 부신 야생마는 만나기가 어렵지
여권 운동가들이 저지른 일중에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세상에서
멋진 잡놈들을 추방해 버린건 아닐까
핑계대기 쉬운 말로 산업사회 탓인가
그들의 빛나는 이빨을 뽑아내고
그들의 거친 머리칼을 솎아내고
그들의 발에 제지의 쇠고리를
채워 버린것은 누구일까
그건 너무 슬픈 일이야
여자들은 누구나 마음속 깊이
야성의 남자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걸
갈증처럼 바람둥이에게 휘말려
한 평생을 던져 버리고 싶은걸
안토니우스 시저 그리고
안록산에게 무너진 현종을 봐
그 뿐인가 나폴레옹 너는 뭐며 심지어
돈주앙 변학도 그 끝없는 식욕을
여자들이 얼마나 사랑한다는걸 알고 있어?
그런데 어찌된 일이야 요새는
비겁하게 치마속으로 손을 들이미는
때 묻고 약아 빠진 졸개들은 많은데
불꽂을 찾아온 사막을 헤메이며
검은 눈썹을 태우는
진짜 멋지고 당당한 잡놈은
멸종 위기네
♥ 가짜시인의 단상
시에 나열된 이름들 속에 내 이름 석자를 넣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으나... 내게 남은 날들이 많지 않다.
시란 것이 그 기교나 문학성만이 가치의 전부는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쿵!
하고 마음 한켠을 때려오는 이 울림은 무얼까. 시를 읽는 내내 아리다. 나도.........남자인가 보다.
읽는 내내 '억압' 이라는 단어와 '책임' 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떨쳐버릴 수 없다.
억압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며, 책임은 사적인 일이다.
가슴속에 움틀거리는 가물치 같은 역동성은...있다. 장담컨데 그것이 없는 남자는 극히 드물것이다.
그런데 그 꿈틀거임을 막아내는 장벽을 애써 둘러 치는 것은 무슨 사연일까. 문정희 시인이 애타게 기다리는 그런 잡놈은 분명 있다. 장벽 속으로 숨어드는, 장벽을 둘러 치고있는 남자의 손을 여성들은 잡고 제지하여야 한다. 사회 권력은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권력은 정의 앞에 순종하여야 한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교차점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어느 먼 훗날 그것은 동일시 되고 역전 되어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남성성이라는 평행선과 여성성이라는 평행선이 교차를 한다는 것은 어느 한 쪽에 무게게 눌려 기울어지기 때문이리라. 그것은 일종의 변이와 다름아니다. 시인이 말한 '잡놈'은 가장 강력한 역설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가만히 고개를 숙여 내가 남자임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오늘 크게 한번 움틀거려보고 싶다!
'나의 편린들 > 내가 읽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금 속에 눕히며 / 문동만 (0) | 2014.05.21 |
---|---|
버스에서 자는 어머니 / 고형렬 (0) | 2014.05.13 |
버선 한 척, 문지방에 닿다 / 백점례 (0) | 2014.01.19 |
오래된 시장 골목 / 박명숙 (0) | 2013.12.30 |
구두를 벗다 / 최은묵 (0) | 2013.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