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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오래된 시장 골목 / 박명숙 본문
오래된 시장 골목
박명숙
누구는 호객하고 누구는 돈을 세는
양미간이 팽팽한 노점 앞을 지나는데
꽃집의 늦은 철쭉이 여벌옷처럼 펄럭인다
가끔씩 여벌처럼 세상에 내걸려서
붐비는 풍문에나 펄럭대는 내 삶도
마음이 지는 쪽으로 해가 지듯, 저물 것인가
퍼붓는 햇살까지 덤으로 얹어놓아도
재고로만 남아도는 오래된 간판들을
쓸쓸히 곁눈 거두며 지나는 정오 무렵
♥가짜시인의 단상
가끔씩 여벌처럼 세상에 내걸려서
붐비는 풍문에나 펄럭대는 내 삶도
마음이 지는 쪽으로 해가 지듯, 저물 것인가
참 기가막힌 표현이다.
내 삶이 여벌처럼 세상에 내걸리다니, 풍문에나 펄럭거리다니, 마음이 지는 쪽으로 저물 것이라니...
시인은 오래된 시장골목 꽃집에서 늦은 철쭉을 보며 자신을 읽어낸다. 대수롭잖은 풍경에서조차 새로운 의미를 건져내는 시인다운 눈이라 하겠다. 시조의 맛이란 바로 이런게 아닐까한다.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는 정제된 문장, 저 짧은 문장 속에 풍경이 있고 서정이 있고 인생이 있는 것이다.
시조를 아주 즐겨읽는 편은 아니지만 잘 씌어진 시조 작품을 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만다. 이 말 저 말 끌어다 쓸 여유가 없으니 단조로운듯 하면서도 꽉 찬 정신세계는 시 조차도 수다스런 문장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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