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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시인의 시작법 본문
고영민시인의 시작법
1.자기의 핵심역량을 찾아라!
- 누구나 가장 잘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걸 찾으면 됩니다. 남을 따라하면 절대 최선을 다해도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내가 가장 잘 하는, 잘 쓸 수 있는 것이 뭔지를 찾아야 합니다. 자기와 맞는 글쓰기를 찾으세요! 거북이와 토끼가 경주를 합니다. 산에서 경주를 하면 백이면 백, 토끼가 이깁니다. 거북이가 이기는 방법은 바다에서 경주를 하는 것입니다. 내가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먼저 판단을 해야 합니다. 바다로 갈지 산으로 갈지 판단해야 합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하세요! 그걸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2. 차별화 해라
- <시창작 1>에서 자신의 핵심역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여, 내가 거북이라고 판단을 해서 바다로 갔습니다. 그런데 바다에 갔더니 나 말고도 날고 기는 거북이들이 수두룩 한 것입니다.
그럴때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저 역시 바다에 갔더니, 나와 비슷한 함민복 거북이, 이정록 거북이, 손택수 거북이, 문태준 거북이들이 먼저 장악을 하고 있더군요.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차별화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글쓰기의 승부를 거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차별화의 전략으로 위트, 해악, 쉽게 쓰기, 12남매의 가족사 등을 가지고 승부를 걸었습니다. 이것이 내가 그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여러분이 토끼라고 판단을 했다면 토끼가 있는 곳을 한번 가볼까요? 그곳엔 이미 황병승 토끼, 김행숙 토끼, 김민정 토끼, 강정 토끼 등이 이미 토끼 마을을 장악했군요! 당신이 만약 조금 늦게 토끼 마을에 갔다면 어떻게 차별화 시킬 예정입니까?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자~ 당신을 차별화 하시기 바랍니다!!
3. 경험을 써라! 가장 절실한 것을 써라! 줄거리(서사)를 만들어라!(공광규 시인의 시 작법과 동일)에서 한가지를 더 추가하면 '드라마틱'을 만들어라! 좋은 시에는 분명 드라마틱이 있다. 드라마틱을 만들기 위해서는 3미를 창출해야 한다. 3미란 바로 흥미, 의미, 재미이다. 드라마틱은 경험이고, 진실함이고, 줄거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흥미, 그리고 그 안에 의미를 집어넣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재미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흥미를 추구하면 소재주의에 빠진다 너무 의미만을 추구하면 잠언에 빠진다. 너무 재미만을 추구하면 꽁트가 된다. 이 상태를 얼마나 적절하게 간을 맞출 수 있는가가 시인의 관건이다. 시를 잘 쓰는 사람은 대체로 간을 잘 맞춘다. 당신이 만약 음식 솜씨가 없고 간을 잘 못 맞춘다면 시쓰기를 일찍 포기하는 것이 좋다^^ 우리 딸이 귓속말로 하는 말 “엄마가 끓인 라면보다 아빠가 끓인 라면이 훨씬 맛있어요!” 결국 시도 간을 맞추는 것이다. 얼마나 면발을 꼬들꼬들하게 할 것인지!, 냄비에 물을 얼마만큼 넣을 것인지! 불의 세기를 얼마만큼으로 조절할 것인지!! 퍼진 글을 내 놓은 것은 퍼진 라면을 독자에에 먹으라고 내놓은 라면가게 주인처럼 무책임한 것이다. |
4. 끊임없이 펌프질을 해라 펌프질 해본 분? 펌프질을 안하고 반나절만 그냥 놔두면 펌프속의 물은 다시 땅속으로 잦아든다. 그럴 땐 한바가지 마중물을 붓고 다시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 한다. 처음엔 탁한 물이 나오다가 나중에 차고 맑은 물이 나오기 시작 한다. 시도 마찬가지이다. 펌프질을 안하면 뻔한 내용의 글을 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상이 떠오르면 계속 파고 들어가야 한다. 일전에 시창작 강의를 한번 한 적이 있다. 5팀으로 나뉘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해보았다. “당신에게 소포가 배달되었습니다. 도장을 찍지 않으면 배달된 소포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도장은 있고 인주가 없네요! 인주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3분 동안 최대한 써보시기 바랍니다” 3분 동안 대략 각 팀마다 30개 정도 인주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써냈다. 하여, 각 팀마다 처음 생각한 것 5가지를 불러보라고 했다. 대답은 거의 비슷했다. 물감, 피, 흙, 봉숭아꽃, 김치국물....뭐 이런 식이었다. 그럼 제일 끝에 나온 5가지를 불러보라고 했다. 대답이 가관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답들이 나왔다. 제가 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처음 생각한 5가지는 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내가 생각한 것을 남도 똑같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뻔한 시가 된다는 말이다. 결국 시가 되는 것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상상을 초월하는 가장 밑의 것을 끄집어 낼 때 가능한 것이다. 펌프질을 하면 처음엔 흙탕물이 나온다. 하지만 계속 펌프질을 하면 차고 맑은 물이 나온 것과 동일하다. 상투성을 벗는 것이 시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
5. 쓰고, 또 쓰고, 또 써라! 그 외에 어떤 방법이 없다. 나는 시인이 되는 게 꿈이 아니었고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시인이 되어 버렸다. 생각지도 않게 시인이 되어버렸을 때 나는 시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청맹과니였다. 어떤 것이 좋은 시인지도 어떤 것이 좋지 않은 시인지도 구분할 줄 모르는 상태였다. 한마디로 나는 공짜로, 눈먼 잉어가 걸린 격으로 시인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너무 무섭고 떨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친 듯이 쓰는 방법 밖에 없었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시가 될만한 것이 있을까 일어나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 사연을 소개한다. 지금 여기에 들어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은 당시의 나 보다 훨씬 시에 대해서 많이 알고 경험이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 용기를 갖고 자신에게 도전을 해보길 권한다. 누구나 가장 잘 쓸 수 있는 자기 만의 핵심역량을 갖고 있다. 그걸 찾아 쓰고, 또 쓰고 또 쓰길 바란다. 시가 당신에 넙죽 절을 하며 찾아 올 것이다. 자신을 믿어라! 불안해도 믿어라!
시는 쓴다, 가 아니라 받아낸다, 는 말을 많이 한다. 시는 늘 온다. 길을 가다가도 오고, 잠결에도 오고, 밥을 먹을 때도 온다. 하지만 받아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는 오다가도 사라진다. 그렇기에 마음과 손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야구에서 투수가 직구를 던지고 싶은 마음으로 공을 던졌는데, 평소에 연습을 하지 않으면 자꾸만 엉뚱한 방향으로 공이 가는 것과 매한가지이다. 생각과 손이 따로 노는 것이다. 시를 쓰는 경우도 똑같다. 내가 어떤 대상을 보고 쓰려고 했는데도 처음 생각한 것과 달리 이상하게 써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평소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볼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 계속 공을 던지는 연습을 통해 내가 직구를 던져야지 생각하면 손이 직구를 던질 수 있게, 커브를 던져야지 생각하면 손이 커브를, 슬라이더를 포크볼을 던질 수 있게끔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좋은 시상이 떠올라도 공이 엉뚱한 곳으로 던져지듯 제대로 써낼 수가 없다. 포수가 새를 발견했다고 치자. 꿩을 잡기 위해서는 항상 총알이 장전이 되어 있어야 한다. 꿩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꿩을 발견하고, 어, 꿩이네! 생각하고 주머니에서 총알을 꺼내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면 그 사이 꿩은 시야에서 사라지게 마련이다. 꿩을 발견하면 바로 겨냥해서 떨어뜨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시적인 상태로 먼저 만들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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