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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구림 이근식 선생님 시비 제막식 본문
금척리 고분군 선생님 댁 앞쪽에 시비를 세운다.
경주문예대학 총동창회 주관으로 진행된 시비 제막식에 경주시장,시의회, 경주문인협회와 동리목월 문학관 손님들이 찾아들었다.
작게나마 선생님의 그간 불태우신 열정과 제자 사랑에 보답을 드린 듯 하여 조금은 위로가 된다.
선생님 말씀 대로 '목월도 차츰 잊혀져 가는 지금의 시대에, 이런 시비(詩碑)가 무슨 송용이겠나 마는' 그래도 누군가는 詩를 생각하고 시인을 기억하는 작은 세계가 있다는 것, 그래, 이것은 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함 보다는 혼탁한 세상에 차츰 줄어드는 시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 해야겠다. 그 흔적 조차도 없다면 우리는 너무 슬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
가족과의 시간을 아끼며, 잠을 줄여 가면서, 짧은 인생 이라며 많은 이들이 즐기며 살아갈 때 나는 고독하게 시를 쓴다는 것이, 마냥 헛된 것이 아니라 참된 나를 찾고 아름다운 세상을 가꾸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처럼 마지막에 작은 흔적 하나 남길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이 땅에 이름없이 사라져간 시인과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시가 전부는 아닐지라도 다시금 시가 세상의 일부가되어 그들을 위로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래 본다.
시비 앞에서 많은 생각에 잠기는 하루였다.
고분공원에서
이근식
싸늘한 바람이 분다
바람결에 일어서는
바르르 떠는 가을빛 풀잎
풀잎이 우는 소리
고분 사잇길이 흔들리고
아득한 신라의 소리
옷깃을 잡고 흔든다
금척리 고분 사잇길을 돌아가면
나를 잡고 흔드는 바람
추잡한 마음 비워라 비워라 한다
모진 여름 햇볕 끝에 피는 박꽃처럼
티없는 빈항아리 같이
신라의 묵은 집 고분처럼 삭아내린
빈 마음이 되기 위하여
풀잎은 사시 울고
새는 창공에 까만 점으로 사라지고
가는 걸음 멀다
老子의 물
이근식
어디서부터 떠나 왔는지
고향을 묻지말라
떠도는 나그네였다가
스며들어 아침빛 같은
싱싱한 생명의 바다로 출렁이다가
세상을 환히 밝게 하는 너.
장가계(張家界) 여행에서 天子山을 오르다가
치솟은 기괴한 바위 끝 벼랑에 어슬렁거리며
청청히 살고 있는 소나무
가녀린 침엽 끝에서 눈을 반짝이고 있는 너
바람이 불 때마다
가지가 풀어내는 노래 한 곡조
너는 거기에 천연스럽게 앉아서
목청을 가다듬고 있었다.
젖은 가슴을 열고
세상을 따뜻하게 끌어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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