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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나의 황폐화를 기념한다 / 고형렬 본문
나의 황폐화를 기념한다
고형렬
나는 이미 황폐화를 시작했다
이 황폐화가 어디까지 나를 끌고 갈지 모른다
시를 뜯어고치기는 나를 뜯어고치기보다 어렵다
오래전, 시에 비할 것이 없었으므로
나의 앞에 수많은 생이 기다린다 해도 미완의
그 한 편의 시만 못했다.
더 이상 시가 씌어지지 않는다는 변명
환상은 나를 무한의 유혹으로 떠돌게 할 것이고
너는 어느 메타포의 시궁창에 처박힐 것이다
계속 흔들리는 심실 근처, 밖에서 웅성대는 침묵들
저들이 임시로 꿰매놓은 내장의 아우성
너는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할 작정인가.
그들이 어떻게 먹고살 것인지를 생각해봤는가
꿈꾸는 것들의 하부에서 실종된 이름들
고쳐지지 않는 병력 같은 언어, 조사, 종결어미
한 편의 시를 쓰는 일은 꼭 하나의 외상을 남긴다
그럼에도 나는 나를 계속 변형한다
그때 네가 내리지 않을 역의 선착을 예측하고
누구보다 빨리 출발했지만,
결국 황폐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시의 귀속
내가 도달할 곳은 오직 황폐화한 나의 이 내면
여기서 이름 없는 꽃이 피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도시 한쪽의 시단에 묻혀
이미 얼굴을 묻고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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