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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 / 이운진 본문
강변북로
이 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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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체의 날은 왜 슬픔에 잘 어울리는지
막힌 도로 위
차 안에 갇혀
패배의 날들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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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금을 긋고
1킬로미터마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운명에게
어떤 표정을 보여주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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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숨겨온
속마음과 가장 가까운 말을 한다면
나는 또 무엇을 잃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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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도
예측한 방향에서 오는 법이 없는 삶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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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늘도
벼랑 같은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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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이라 믿었던 것에 상처 받은 채
하지 못한 말은 하지 않은 채
강물 냄새에 숨을 씻으며 어둠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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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기척에도 놀라는
나만큼 외로운 사람들
도망가지 못한 사람들
서로의 그림자를 붙잡고 따라가는 불빛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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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슬퍼질까 두려워 혼자 웃는다
웃어서 다시, 가만히 슬퍼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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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시인은 강변북로에 갇혀 있고, 나는 7번 국도에서 갇혀 있었다.
우린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비숫한 말을 숨기고 매일 상처 받고,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겠지.
시간과 공간은 달라도, 성별은 달라도 같은 무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여기 시 한 편에 모두 녹아들었다.
시인의 감정들을 쉽게 따라가면서 '그래 맞아' 가끔 맞장구도 치면서, 우리는 왜 느낄 줄 알면서 이렇게 쓸 줄은 모르는가.. 한탄
도 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시인의 모든 말에 결국 수긍하고 만다. 이 시는 끝까지 슬프고 씁쓸한 맛을 남기지만 그것들을 가슴
깊숙히 빨아들이면 너는,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한 내성을 차츰 지니게 되겠지.
사는 일에 슬프고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슬픔과 외로움을 견뎌내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 가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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