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북토크
- 시골시인K
- 도서출판득수
- 가짜시인
- 권상진 시집
- 유승영
- 웹진 시인광장
- 권수진
- 권상진
- 이필
- 레미앙상블
- 언니네 책다방
- 밑장
- 권상진 #저녁의 위로 #검은 사람 #발아래 어느 상가 #장수철 시인 #시와문화
- 권상진 시인
- 석민재
- 노을 쪽에서 온 사람
- 리스트컷증후군
- 눈물이후
- 햄릿증후군
- 걷는사람
- 노을쪽에서온사람
- 눈물 이후
- 접는다는 것
- 서형국
- 경주문학상
- 들은 이야기
- 수북책방
- 최미경 시인
- 권상진시인
- Today
- Total
하루하루
기차 생각 / 이윤설 본문
기차 생각
이윤설
슬픈 생각을 따라 가다보면 나는 기차가 되어 있다
몸이 길어지고 창문의 큰 눈이 밖으로 멀뚱히 뜨여있다. 나는 길고, 달리다 보면
창밖으로 식구들이 보인다. 어쩌자고 식구들은 추운 민들레처럼 모여 플랫폼에서
국을 끓이고 있는지 내가 지나가는 데도 나를 발견하지 못하여 기다리고만 있다
나는 슬픈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네가 서 있는 곳을
지난다 푸르지 않은 짐가방처럼 너는 늘 혼자다 내가 가려던 소실점 같기도 하고
신호등 같기도 한데 나는 너를 지나친다 그러면서도 너는 아주 많이 늙어서
내 할아버지만큼 오래 살아서 그런데도 네가 나의 사랑인 것을 쉽게 알아본다
슬픈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친구들이 건너지 않는 건널목을 지나고
하늘이 파래서 조각조각 깨지는 어느 자오선의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부근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지나온 곳들이 나의 몸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빗방울들이 금세 차장 가득 별처럼 와 뒤덮히고 나의 차오르는 눈물이
내 몸의 일생을 지나는 것을 지나친다 슬픈 생각을 따라 가다 보면
당신들의 육체를 길게 관통하며 강을 건너가고 바다의 슬픔을 건너
내가 되어가는 것을 알게 된다.
♥가짜시인의 단상
모든 것들이 슬픔 위에 놓여 있다.
살아가면서 나라는 존재와 가장 밀착해 있는 것들-가족,친구,사랑-이라도 슬픈 나를 쉽게 발견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외로운 것이다. 슬픔과 외로움은 이음동의어가 아닐까.
이런 감정으로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기차처럼 늘어나는 어두운 생각들.
하지만 사는 일이 어디 늘상 그럴 것인가. 슬픔의 극단을 경험하고 나면 어느새 더 단단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의 기차는 어느새 슬픔과 외로움을 관통해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이 나의 무게가 되는 것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의 편린들 > 내가 읽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평역에서 / 곽재구 (0) | 2012.11.08 |
---|---|
신발論 / 마경덕 (0) | 2012.11.07 |
버팀목에 대하여 / 복효근 (0) | 2012.11.03 |
이방인 / 나호열 (0) | 2012.11.02 |
연륜의 힘 / 김상미 (0) | 2012.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