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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의 요령 / 李東潤 시인

가짜시인! 2014. 11. 28. 23:47

퇴고의 요령 / 李東潤  시인

 

                                                          

1. 묵히기

음식도 어느 정도 숙성되어야 맛이 좋다. 시 역시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작품을  바로 퇴고하면 좋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수 일 내지는 수 십일 정도 지나서 다시 검토해 본다면 또 다른 점이 보일 것이고

이러한 과정의 거듭으로 퇴고를 하다보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 거듭 읽기

작품을 쓴 후에 자기 작품을 소리내어 낭송하여보는 것이 좋다

여러 번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어색하거나 불합리한 점을 느끼게 될 것이다 

 

3. 거꾸로 읽기

작품을 뒤에서 부터 거꾸로 읽어보자

거꾸로 읽어도 의미 전달과 문맥이 무난하면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4. 끊어 보기

한 연씩 끊어 보자 또는 각각 연의 첫행 또는 끝행만을 연결해 보자

전달하고자하는 의미와 전개에 일관성이 있다면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5. 모양 보기

가령 나무를 본다면 뿌리, 줄기, 가지, 꽃, 열매등의 부분적인 모양과

전체 모양이 잘 조화를 이루듯

시 한편 역시 전체적인 모양이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의미 전달이 명료하고 조화와 일관성이 있다면 좋은시라 할 수 있다

 

6. 바꿔 보기

제삼자의 입장에서 읽어보자

주관적인 작품을 객관적으로 검토함이 필요하다

동료나 주위사람에게 작품을 읽어보게 하자

깊이를 떠나더라도 의미전달이나 감동을 준다면 좋은시라 할 수 있다

  

7. 잘라내기

굳이 강조가 아닌 불필요한 언어나 의미의 중복이 있다면

세심히 검토하여 과감히 잘라내자

정원수를 다듬듯 가지치기가 잘 된다면 좋은시라 할 수 있다

 

8. 보태기

언어나 의미의 연결에 있어 미흡한 부분을 검토하여 보완할 필요가 있다

길을 고칠 때 끊어진 곳은 잇고 파여진 곳을 메워야 하듯 적절히 보완을 한다면

좋은시라 할 수 있다

 

9. 세수하기

혹 지나치게 의식적이거나 아집 또는 장식에 치우치지 않았는지 검토하자

화장이 심하면 작품의 진정성을 놓치기 쉬우므로 작품을 청결하게 씻을 필요가 있다

 

10. 글머리

글의 제목 또한 시의 일부이며 생명이다

본문을 잘 이끄는 도입부이기도 하고 전체를 대표하기도하므로

주제와 잘 부합되는지 세심히 검토하여야 한다

제목을 먼저 정하는 방법도 있고 나중에 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제목은 그 자체가 작품 절반 이상의 중요성을 갖고 있음을 잊지말아야 한다 

 

11. 놓아주기

오로지 이론과 형식에 얽매이게되면 자칫 문맥과 표현이 경직될 우려가 있다

문학 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순수와 자유를 바탕으로하는 것이니

너무 고착된 관념이나 틀에 갇혀있지는 않은지 검토하여 족쇄를 풀어주어야 한다

특히 시가 타성에 갇혀서는 좋은 시라 할 수 없다

 

12. 뜯어보기

타인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고 평해보는 습관을 갖자

이러한 습관으로 자기 작품을 검토한다면

훨씬 완성도 높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