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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가슴이 운다 / 나호열 본문
가슴이 운다
나호열
거역할 수 없는 슬픔이 있다
예정되어 있으나 슬그머니 뒤로 밀쳐놓은
정답이 없다고 스스로 위안한
풀지 않은 숙제처럼
달려드는 파도가 있다
못질 소리
똑닥거리는 시계의 분침 소리
바위가 모래로 무너져 내리는 소리
이 나이에 사랑은 무슨
이 나이에 이별은 무슨
가슴이 울 때에는
이미 살아온 날들 보다 더 많은
혀를 닮은 낙엽이
길을 지우고 난 후
거역할 수 없는 슬픔은
그것이 이미 예정되어 있는 슬픔인 까닭
짐짓 잊어버릴 수 있을까
세상을 엿보았던 커다란 오해를 받아들인 까닭
가슴이 운다
높은 처마 끝에 매달아 놓은 풍경이
바람 앞에 속절없이 속을 내놓듯이
창조문예 2012년 6월호
쉽다, 그래서 읽자마자 내 속에 사르르 용해 된다.
시 공부를 하는 초보로서 신춘문예나 문예지 등단지의 교과서 같은 시를 자주 대하다가
이런 시를 만나면 그냥 마음이 딱 놓인다. 놓인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결국에는 이런 시를 쓰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시들을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 하는 현실이 아리다.
무엇보다 지금 나의 마음을 들켜 버린듯하여 움찔한다.
한 편의 시가 모두에게 감동일 수는 없다.
이 시가 내게 무한한 감동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 다른 느낌과 무게로 다가갈 것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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