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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 / 문정희

가짜시인! 2012. 9. 15. 01:04

돌아가는 길 / 문 정 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 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 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을 모으지 마라

완성이란 말도

다만 저 멀리 비켜서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