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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 본문
불가사리
권 상 진
방파제 위에 밤낚시꾼들이 몇 개 별들을 건져놓았다
먼 바다에서 밤새 글썽이다가 짧은 궤적을 그리며 지워진 별
바다로 떠나던 네 캄캄한 눈동자에도 가물거리던 별들
사람하나 지우는 일은 가슴에서 눈으로 바람을 길어올려 여린 눈꺼풀로 져며내는 일
파도는 밤새 흩어진 별들을 쓸어갔지만 끝내 행선지를 알려주지는 않았고
네가 돌아서던 방파제 위에 별 몇 개가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었다
월간 『모던포엠』 2020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