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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죽고 싶다는 말 본문
죽고 싶다는 말
권 상 진
아이는 그 말을 잘 모른다
말간 생각이 아직 죽음의 근처를
가보지 못했기 때문이겠다
젊은이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그건 정말로 죽고싶다는 말이다
어떤 경우, 함께 흘릴
눈물 한 방울이면 해갈 되는 갈증의 단서다
살아야 할 이유가 더 많은 날들
그 속에 자신의 몫은 있었던가 없었던가
날마다 주술에 걸리는 중년의 그 말은
지갑 속 부적과 함께 꼬깃하게 접혀있다
죽고 싶다는 노인의 말은
미안하다는 말이다 고맙다는 말이다
쓸쓸하다는 말이고 사랑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한 생을 고스란히 축약해놓은 말이다
월간 『우리시』 2020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