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라면에는 없는 것
가짜시인!
2018. 8. 6. 13:27
라면에는 없는 것
이걸 밥상이라고 불러도 되나
냄비 하나
젓가락 한 벌
김치 한 조각
혼자는 쓸쓸하니
어둠이 오면 저녁으로 한 개
새벽을 기다려 아침으로 한 개
딱히 올 이 없는 점심은 언제나 헛속이었다
부스럭
빈 라면 봉지 밟고 사라진
길고양이 얼굴이라도 한번 봤으면 싶어
열치는 문 앞을
헛것으로 달려오는 손주 녀석들
인스턴트 음식은 안멕인다 하였으니
라면은 뒀다가 혼자 먹고
내일은 유기농 소고깃국 끓인다고
전화라도 넣어볼까 망설여지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