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편린들/내가 읽은 詩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가짜시인! 2016. 4. 2. 12:47

소를 웃긴 꽃

 

             윤 희 상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 밑에서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