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시인! 2012. 9. 18. 09:34

 

바닥 / 박성우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나도 그대에게 바닥을 보여줄게, 악수
우린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위로하고 위로 받았던가
그대의 바닥과 나의 바닥, 손바닥
괜찮아, 처음엔 다 서툴고 떨려
처음이 아니어서 능숙해도 괜찮아
그대와 나는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핥았던가
아, 달콤한 바닥이여, 혓바닥
괜찮아, 냄새가 나면 좀 어때
그대 바닥을 내밀어 봐,
냄새 나는 바닥을 내가 닦아줄게
그대와 내가 마주않아 씻어주던 발바닥
그래, 우리 몸엔 세 개의 바닥이 있지
손바닥과 혓바닥과 발바닥,
이 세 바닥을 죄 보여주고 감쌀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겠지,
언젠가는 바닥을 쳐도 좋을 사랑이겠지

 

 

 

 

바닥까지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바닥은 자존심 이어서 스스로에게도 가리고 싶은 것이 아닐까.

허나, 살면서 바닥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바닥을 치는 것 보다 더 슬픈 일.

나는 생각한다.

자주 바닥 근처로 가는 내 삶에 대하여

..............

그런 시간이 올 때

잠시간 나는 그 상황을 혼자 즐기겠지만 끝까지 혼자 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바닥을 함께 즐겨 줄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나 또한 진심으로 그(들)의 바닥을 즐겨 줄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